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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무서운 힘은 가이아 전체를 놀라게 했다. 몬스터를 일격에 없앴다는 무용담 이외에도 심지어 죽은 자를 살려낼 수 있다는 이야기마저 퍼져 나갔다. 사실 마녀라는 불길한 이름도 그 무서울 정도의 이능(異能) 때문에 얻은 것이었다.

생로병사를 비롯한 창조와 소멸은 신의 권한이건만, 그마저도 초월한 능력이 신의 사도를 자처하는 데바와 아수라에게 좋게 보일리 없다. 하물며 그녀가 아수라의 도시에서 추방당했다는 사실은 마녀를 배반자이자 반란세력의 우두머리로 지명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신성한 신의 사도가 신에 반하는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추문이 아닐 수 없기에, 데바와 아수라는 그 정체를 비밀로 하기로 했으며 서로간의 오랜 대립을 끝내고 협력해 가이아의 안정을 되찾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그 결의는 좀처럼 쉽게 성취되기 어려운 듯 했다.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치닫아, 사람들이 단순히 마녀에게 현혹되는 것을 넘어 데바와 아수라를 중심으로 짜여진 가이아의 질서를 전복하려는 음모로까지 발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층계급 뿐만 아니라 학식이 있는 지식인들, 마법학자들까지 마녀의 세력에 몸을 던졌다.
무엇보다도 데바와 아수라가 마녀에 대해 가장 큰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 것은 그녀가 퍼뜨리고 다니는 소위 '진실'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이제까지의 가이아 역사는 모두 왜곡된 것이다. 너희들이 믿는 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계 따위는 없다. 데바나 아수라는 실은 그저 너희 가이아인들과 조금 틀린 이종족(異種族)일 뿐이다. 데바와 아수라가 너희들의 구원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미 가이아인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지식으로 문명을 세웠던 적이 있다. 지나치게 과욕을 부려 금지된 소환을 통해 창조신을 불러내 이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결국 멸망했지만, 그 문명이 너무나 뛰어난 것이었기에 오히려 데바와 아수라가 그를 이용하려고 가이아에 내려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 뛰어났던 문명은 다름아닌 지금까지 가이아인들이 '자멸해버린 부끄러운 선조'라고 생각했던 '고대인'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데바와 아수라는 이러한 사실을 가이아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추고 계속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만들어진 시나리오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눈을 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착취당하는 나날이 되풀이되고 가이아에는 결코 진정한 자유란 없을 것이다. 일어서야만 한다!"

처음에는 몇몇 사람들만이 이런 주장에 귀를 귀울였다. 그러나 소문이란 것은 처름 몇 사람이 믿는 것이 중요한 법. 남을 선동하고 설득력을 갖춘 몇 사람이 모여 곧 몇 천명, 몇 만 명에게 걸쳐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것은 그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하물며 마녀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능력은 그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기에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미 마녀는 그 개인이 아니라 '마녀'로 대표되는 반란세력 그 자체가 되었던 것이다.